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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베르 카뮈 | 민음사 ] 이방인(L’Etranger), 줄거리와 서평
    서평 2022. 10. 12. 10:10

    뫼르소는 표류물과 같은 존재는 아니다.
     그는 가난하고 가식이 없는 인간이며 한 군데도 어두운 구석을 남겨 놓지 않는 태양을 사랑한다.

     


     

    서평

    대부분의 경우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 자기가 아는 것보다 더 말하는 것에 동의하며 아울러 삶을 좀 간단하게 하기 위해 우리들 누구나 매일 같이 하는 일이다. 그러나 태양을 사랑하는, 한 군데도 어두운 구석을 남겨놓지 않는 뫼르소는 거짓말을 하는 것을 결연하게 거부했고 그 순간부터 그는 사회로부터 이방인이 된 것이다.

     

    법정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부터 마리와의 결혼에 앞서 사랑에 대한 고백 등 유리한 위치,​ 매끄러운 결과를 위해서는 필히 거짓말을 해야만 했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다. 사회 속으로 깊이 파고들기 위해서는 거짓말에 익숙해져야만 하는 것이다. 사회 속 '생명'을 구성하는 요소가 되어버렸다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성경에서도 전하듯, 거짓말은 명백히 참다운 인간의 상으로부터는 멀다. 『이방인』은​ 거짓말이라는 악한 행동을 강요 또는 할수밖에 없는 인간 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태양을 사랑하는, 한 군데도 어두운 구석을 남겨놓지 않으려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덧붙여서, 그러한 사람들은 사회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짐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시말해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인간은 기존 인간사회와 부합하지 않는, 그들의 법 곧 사회의 규칙에 어긋나는 인간이라는 것이다.

     

     

     

    사실 읽기 전에는 잘 몰랐는데​ 신화적인 작품이라는 평들이 적지 않음을 본 후에야 프랑스 문학의 굴지의 작품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많은 해설, 해석들이 있었고 관점도 제각각이었다. 일례로 본문이 150페이지에 달했는데, 해설이 150페이지에 달했다. 그중 인상 깊거나(이해하지 못해 인상 깊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공통적인 내용들을 종합했을 때 '여러 죽음(엄마, 아랍인, 뫼르소)​들의 대조로 삶에 대하여 찬가 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었다. ​​

     


    책 속의 한 문장

    118p

    "심문이 끝낫다. 법원을 나와 호송차를 타러 가면서, 나는 짧은 한순간 여름 저녁의 냄새와 빛을 기억해 냈다. 굴러가는 감옥의 어둠 속에서 나는 내가 좋아했던 한 도시의, 그리고 이따금 스스로 만족감을 느꼈던 어떤 시각의 귀에 익은 그 모든 소리들을, 마치 내 피로의 밑바닥으로부터 찾아내듯이 하나씩 되찾아 냈다. 이미 고즈넉하게 가라앉은 대기 속에서 들려오는 신문팔이들의 외치는 소리, 작은 공원 안의 마지막 새소리, 샌드위치 장수들의 호객하는 소리, 시내 고지대의 굽은 길에서 울리는 전차의 마찰음, 그리고 항구 위로 어둠이 기울기 전 하늘의 저 술렁이는 소리, 그러한 모든 것이 나에게는 소경이 되어 더듬어 가는 행로를 재구성해 주고 있었다. 그렇다, 그것은 아주 오래전에 내가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곤 했던 그런 시각이었다. 그때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언제나 가볍고 꿈도 없는 잠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무엇인가 달라져 있었다. 왜냐하면, 다음 날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이제 내가 다시 대면한 것은 바로 나의 감방이었으니 말이다. 마치 여름 하늘 속에 그려진 낯익은 길들이 우리를 감옥으로 데려갈 수도 있고 순진 무구한 잠으로 데려갈 수도 있다는 듯이."

     

     

    128p

    "나는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게 된 어떤 삶, 그러나 나로 하여금 가장 초라하지만 가장 끈질긴 기쁨을 맛보게 했던 어떤 삶에의 추억에 휩싸였다. 여름의 냄새들, 내가 좋아하던 거리, 어느 저녁 하늘, 마리의 웃음과 옷. 그러자 내가 지금 여기서 하고 있는 모든 무용한 짓이 목구멍까지 치밀고 올라와 숨이 막혔다. 내가 서둘러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단 한 가지, 어서 모든 것이 끝나서 나의 감방으로 돌아가 잠이 드는 것뿐이었다."​

     

     

    151p "여기서 정면으로 공격받고 있는 대상은 윤리가 아니라 재판의 세계입니다. 재판의 세계란 부르주아이기도 하고 나치이기도 하고 공산주의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우리 시대의 모든 암들입니다.

    뫼르소로 말하자면 그에게는 긍정적인 그 무엇이 있습니다. 그것은 죽는 한이 있더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거부의 자세입니다.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있지도 않은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 자기가 아는 것보다 더 말하는 것에 동의하는 것도 의미합니다. 뫼르소는 판사들이나 사회의 법칙이나 판에 박힌 감정들의 편이 아닙니다. 그는 햇볕이 내리쬐는 곳의 돌이나 바람이나 바다처럼(이런 것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존재합니다.

     

     

    153p "그는 거짓말하는 것을 거부한다.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있지도 않은 것을 말하는 것만이 아니다. 그것은 특히 실제로 있는 것 이상을 말하는 것, 인간의 마음에 대한 것일 때는, 자신이 느끼는 것 이상을 말하는 것을 뜻한다. 이건 삶을 좀 간단하게 하기 위해 우리들 누구나 매일 같이 하는 일이다. 그런데 뫼르소는 겉보기와 달리 삶을 간단하게 하고자 하지 않는다. 그는 있는 그대로 말하고 자신의 감정을 은폐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사회는 즉시 위협당한다고 느끼게 마련이다. 예건대 사람들은 그에게 관례대로의 공식에 따라 스스로 저지른 죄를 뉘우친다고 말하기를 요구한다. 그는, 그 점에 대해서 진정하게 뉘우치기보다는 오히려 귀찮은 일이라 여긴다고 다 답한다. 이러한 뉘앙스 때문에 그는 유죄 선고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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