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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길들이기 | 셰익스피어 5대 희극서평 2022. 9. 22. 20:52
1. 줄거리
패듀어의 부호인 밥티스타에게는 두 딸이 있다. 둘째인 비앙카는 성품이 온순하여 아버지 뿐만 아니라 많은 남자들의 사랑으 받지만 첫째 카타리나는 천방지축의 말괄량이다. 문제는 밥티스타가 첫째 카타리나가 결혼을 해야지 비앙카를 결혼 시킬 것이라고 주장하며 시작한다.
비앙카에게 사랑을 품고있던 그레피오와 호텐쇼는 카타리나의 남편감을 찾기 시작하고, 그러던 중 호텐쇼의 친구 페트루치오가 카타리나와 혼인하겠다고 선뜻 나선다. 결국 그들은 그렇게 혼인하고 남은 루센쇼, 그레미오, 호텐쇼는 비앙카와 결혼하기 위해 우여곡절 한다. 호텐쇼와 루센쇼가 가정교사로 변장하여 잠입하고, 루센쇼와 비앙카가 사랑에 빠진다. 이 둘이 키스하는 걸 본 호텐쇼는 그녀에게 크게 실망하여 돌아가 미망인과 결혼한다. 그리고 루센쇼와 비앙카도 결혼한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난 후 남편에게 가장 순종하는 부인은 비앙카도, 미망인도 아닌 카타리나였다. 페트루치오가 그녀와 결혼한 후에 더 난폭한(?) 언행으로 그녀를 길들인 셈이다...
2. 느낀 점
페트루치오의 호된 아내 길들이기는 어떤 것이 선하고 악한지, 상황에 따라 인간이 어떻게 변모하는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몇 해설은 전한다. 사실 공감이 잘 되지 않을뿐더러 현대의 시각으로 보면 정말 커다란 비난을 받을 법한 책이다. 부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가혹하게 대한다거나, 사람에게 ‘길들인다’는 표현을 쓴다던가, 강력한 가부장적 형태를 선호하는 등 단지 지금 사회의 시각 뿐만 아니라 나 개인적으로도 마음에 걸리는 것들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여태 봐 온 것들을 생각해 봤을 때 셰익스피어는 시대적 흐름과 분위기를 적극 수용·반영한다는 것(또 극 작품은 관객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하니 더욱 그럴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면)을 생각해 보면 어색하지 않은 일이다.
책을 덮고나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아주 예전에 학교의 한 선생님께서 까칠한 여자가 훌륭한 남자를 만난다는 것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거부당하던 것을 내 것으로 만들 줄 아는 남자를 만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소설 초반부 영주로 속인 주정뱅이는 왜 등장했을까? 그 의도가 무었이었을까.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극 안의 극 형태가 자주 사용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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