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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의 유럽여행] 영국 런던 | 토트넘 스타디움 투어와 신년맞이 행사
    일상 2023. 2. 21. 09:57
    ​0. 토트넘 스타디움 투어, 엣지 투어 

    다음 날, 그러니까 12월 31일 오전에는 토트넘 훗스퍼 홈구장에 들러 마켓과 투어를 했다. 일찍 도착하면서 스토어를 구장과 스토어를 먼저 구경했는데, 신설이라 그런지 흠 잡을 곳 없이 멋있는 자태였고 내부 매장도 볼거리가 아주 많았다. 

    내부 매장 사진. 없는게 없다.

     

    축구에 관심이 있지는 않기에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과학적인 이유로 최대한 경기를 즐기기 위해 설계된 구장은 그 자체로 흥미를 유발할 뿐더러 감탄하게 할 정도였다.

    사람이 해주는게 아니라 조그마한 디스플레이를 들고 다니며 정해진 경로대로 구경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티비에서 보던 포토존과 관중석, 잔디와 선수 대기실, 치료실과 밴치, 기자회견장을 샅샅이 둘러보는데 굉장히 신기했고 모든 순간이 즐거웠다.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이 정도면 팬들에게는 얼마나 멋진 순간일까 싶은 생각이 스치며,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권해주고 싶은 경험이었다.

    소리가 굉장히 잘 울릴 뿐더러, 시야가 방해받지 않는 곳이 없도록 신경써서 설계했다. 축구만을 위한 성지와도 같은 느낌.
    금기된 신성한 구역을 들어간 듯한 느낌. 티비에서 보게되면 생생히 다 떠오를 것 같다.

     

    오후에는 구장 위로 걸어 올라가는 '엣지'투어가 예정되어 있어 바로 앞에 있는 식당에서 해결했는데 가공되지 않은 음식들(꿀, 치즈, 절인 올리브, 감자튀김, 오이, 셀러드, 따끈한 빵 등)이었음에도 무척 맛있었다. 비가 많이 내려서 토트넘 무늬가 크게 들어간 푸른색 우비를 사서 입어서 돌아다녔다. 

    점심 식사와 토트넘 우비.

    이렇게 비가 내리는데 올라갈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긴장되고 멋진 순간이었다. 특별한 장치가 있는 슈트를 입고서는 서서히 올라가는데 초반에는 딱 기대했던 정도의 높이와 긴장감이 있었는데 나중에 가장 높은 곳인 금빛 동상이 있는 곳에 도달했을 때에는 어찌나 높은지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였다. 살면서 그런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얼마나 무섭던지, 빨리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얼마나 높은지 말그대로 오금이 저릴 정도였다. 잠깐 안전한 곳으로 나와 해맑게 찍은 사진.

     

     

    1. 신년맞이 행사

    집으로 잠시 돌아와 쉬고 난 후에, 그날 저녁에 예약해 둔 새해맞이 행사가 있어 다시 나왔다. 런던 아이를 중심으로 15분간 엄청난 폭죽이 놀이가 있는 행사인데 티켓팅을 할 때 운이 좋게도 가장 좋은 구역을 할 수 있었을뿐더러,일찍 가서 런던 아이 정면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8시간 전부터 가 있기도 하다는데 우리는 6시간 전쯤부터 가서 기다렸다.

    줄 서서 기다릴 때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무서울 정도였지만 눈을 돌리면 어디에서든지 경찰관이 1명 이상, 꼼꼼히 배치되어 큰 목소리로 상황을 정리해 안심이 조금 되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안쪽에 들어서 자리를 잡고, 앉은 채로4시간 정도를 기다렸는데 아무것도 없이 맨입으로 4시간을 기다리는 건 좀처럼 쉽지 않았다. 농담으로 그냥 갈까라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결론적으로는 안 그러길 잘했다.

    무서웠던 것도 잠깐, 경찰들이 파고들며 정리를 계속해서 해주셔서 안심이 갔다. 
    아주 정면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마지막에 가까워질수록 분위기는 달아오르더니, 카운트를 세고 새해가 되었을 때 런던아이에서 엄청난 양의 폭죽이 한참 동안 터져 나왔다. 6시간의 기다림이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해맞이 행사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퀴어, 여왕의 사망 등 각 의미가 있어 상황에 맞게 색이나 분위기를 조절한 것도 매우 인상 깊었다..

     

    정말인지 내가 살면서 영국 런던에서 새해를 맞이할 경험을 하리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형형색색 시야를 꽉 채우는 폭죽들.

    끝나기가 무섭게 비가 쏟아졌는데,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대중교통을 포기하고 2시간 가까이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거리 곳곳에서는 영화에서처럼 양복을 입고 파티를 벌이는 사람들 천지였고 자연사 박물관 안에서도 클럽처럼 화려한 조명이 번쩍이며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클락션을 시끄럽게 울리기도 하고, 컨버터블 카에 술병을 들고 위험하게 앉아 소리를 지르며 달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모든 순간이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어서 돌아가는 길 또한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행사가 끝난 직후, 대중교통이 무료라지만 그걸 타나 걸어가나 비슷할 것 같아 차라리 답답하지 않게 걸어서 이동했다. 덕분에 멋진 구경도 하고
    멀리 떨어졌음에도 한가한 분위기가 아니라 한창 다들 즐기고 있다. 

     

    다음 날에 토트넘 경기 직관이 예정되어 있기도 하고, 워낙에 피곤한지라 집에 돌아와 기절하듯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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