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12월의 유럽여행] 피사의 사탑 | 이탈리아에서 크리스마스 보내기
    일상 2023. 2. 15. 15:36
    0. 처음 먹는 조식

    여행을 시작하기도 한참 전, 호텔을 예약해 나가던 때 조식을 해아하나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호연이가 그때 가서 해도 늦지 않다며 말려서 피렌체 한 군데만 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는 하지 않았던 게 잘한 것 같은데 그렇다고 조식이 별로였던 건 아니다. 

    조식 사진. 다 먹고 더 가져다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아침에 준비된 식사를 양껏 먹고 출발할 수 있는건 큰 이점이 분명했지만 가장 저렴한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 식빵하고 잼, 치즈와 햄등으로 간단히 해결했던 아침식사의 거의 2배 비용이 들어갔다. 그래도 갓 구워 따끈따끈한 크로와상과 커피 다양한 음료수를 편하게 먹고 마실 수 있음은 좋았다. 먹는걸 막 즐기는 건 아닌데 소박하게도 그런 따끈한 빵 하나와 갓 내린 커피 한잔에 행복해지는 게 의외였다. 개인의 취향이라 할 수 있겠지만 비용을 아끼기에는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았다.

     

     

     

    1. 크리스마스 당일에 보는피사의 사탑

    이브를 보내고 크리스마스 당일인 오늘의 계획은 피사의 사탑을 보러 가는 것이었다. 로마 가이드 말로는 원래 피사는 강력한 항구도시였는데 피사의 사탑으로 너무 널리 알려져 그 사실을 대부분 모른다고들 한다고. 

     

    기차 타는데 익숙해져 피사에 무사히 도착했고 내려서 피사의 사탑까지 버스를 탈까 고민했지만 걸어서도 충분히 갈 수 있고 게다가 피사의 사탑 입장시간까지 한참이 남아있어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다. 그러기를 잘한 게 한적하고 아름다운 피사에다 날씨도 너무 좋아 가는 길 내내 눈과 마음이 즐거웠다. 

     

    걷다 보니 저 멀리 피사의 사탑이 머리를 빼꼼 내밀었는데 잠깐 전율이 있었다. 정말 내 앞에 피사의 사탑이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그러나 그 전율은 그냥 말로만 듣던 '빅벤'을 눈앞에서 볼 때 느끼는 전율보다는 한층 더 고차원적인 것이었다. 단순히 연예인을 만났다거나 그런 표현 이상으로 짜릿한 기분 단숨에 그 앞까지 달려가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생각보다 그 규모가 크지 않아서 놀랐는데, 굳이 표현하자면 거대한 피규어같은 느낌을 받았다. 크지 않은데 크다고 해야 할까 크기에 비해 나올 수 없는 아기자기한 규모가 이질적인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안에 여러 기구를 설치해 피사의 사탑을 세우고 있으며 50년즘 지나면 똑바로 세워진다고 하니 잘 찾아온 것 같았다. 참고로 마을 사람들은 반대를 한다고 한다는데 그 심정이 이해가 된다.

    피사의 사탑과 성당.

     

    제법 큰 돈을 주고 입장권을 사서 타워에 올라가 봤는데, 눈앞에서 볼 때는 물론이고 내가 피사의 사탑에 올라와있다는 건 내가 엘리스와 함께 이상한 나라에 들어왔다고 하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여길?' 하는 질문이 초단위로 떠오를 정도로 믿기지 않을 순간의 연속이었다.

     

    올라오는 계단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았는지 그 단단한 돌계단이 죄다 파여있었다. 또 건물에 올라서보니 어찌나 기울어져있던지 중심을 쉽게 잡기 어려울 정도였다. 눈으로 볼 때도 많이 기울어진 듯 했는데 실제로 올라와서 보니 더 기울어져 있음을 느꼈다. 마치 놀이공원에 가면 있는 멀미의 방만큼이나 기울어진 듯했다.

    피사의 사탑 내부 사진과 파인 돌계단

     

    원래 시간을 알리는 종을 치는 타워로 쓰였다고 하고 현재로도 쓰인다는데 하필 시간이 딱 맞아 종이 치는데 나보다 2배는 큰 종이 울리니 귀가 먹먹할 정도였다.

    피사의 사탑에서 본 풍경들.

    모든 장소를 방문할 수 있는 입장권이었기 때문에 가까운 성당과 침례탕에 들어가봤으나 이미 너무 많은 성당을 들려서였을까 아니면 딱히 공부를 하지 않아서였을까 차라리 일찍 돌아가 피렌체를 한번 더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발걸음을 그만 옮겼다. 

     

    점심은 서브웨이에서 먹었는데 가격대비 괜찮은 맛이었다.

     

     

     

    2. 저녁에 온 피렌체 대성당.

    내가 피렌체 패스를 사서 조토의 종탑에 올라갈 수 있었는데 손꼽아 기대하는 곳중 하나였다. 왜냐하면 피렌체 대성당을 눈앞에서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이었는데 하필이면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운영을 안 한다는 게 아닌가. 가장 좋아해서 떠나기 전 마지막 순간을 장식하기 위해 아껴뒀는데 쓰지도 못하게 되니 상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크리스마스의 피렌체 대성당. 트리와 녹색 대리석의 조화가 아름답다.

     

    아쉬운 마음에 베키오 궁 전망대를 찾았지만 금일 입장권이 모두 매진되었다고 하니 상심이 더 커졌다.

     

    이대로 돌아가면 꿈에도 나올것만 같아 피사까지 갔다 와 너무나도 몸이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미켈란젤로 언덕을 한번 더 찾았다. 그런데 웬걸 같은 장소가 맞나 싶을 정도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아서 피곤함만 더했다. 굳이 좋다고 할 건, 평소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까 어제 내가 겪어던 것은 정말 복 받지 않고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것이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진에는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이 무지하게 많아서 아쉬웠다.

     

    3. 피자 맛집

    이쯤되니 하나 배운 게 있다면 한국에 국밥이 있으면 유럽에는 피자가 있다. 부답스럽지 않은 가격에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게 피자라는 이야기다. 저녁을 뭘 먹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전날 지출이 컸고(티본스테이크 때문에), 오늘 많이 돌아다녀 배는 고파서 딱 피자가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현지에서 추천을 많이 받은 식당을 찾았는데 굉장히 맛있었다. 또 마지막 날이라는 이유로 평소 안 시켜보던 디저트도 시켜봤는데 민트초코 푸딩과 티라미수가 매우 맛있었다. 이게 현지의 맛인가? 피자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뜻밖에도 마지막 날을 장식해 줄 만큼 훌륭한 식사가 되어주어 좋았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