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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1 | 개성과 활기가 넘치는 도시일상 2022. 7. 6. 06:38
: 유럽여행 1일 차
6시에 일어난 후 아침은 패스하고 7시 40분에 공항버스 탑승. 공항에서 연예인도 봤다. 카메라들이 줄지어 서있길래 기다려서 볼까 싶었지만 카메라 수를 봤을 때 내가 알만큼 유명한 인물은 아니겠거니 싶어 그냥 심사대로 향했다. 그런데 웬걸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가 내 줄 바로 뒤에 섰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곁을 지나갔지만 그들에게만 눈길을 주게 되었음에 내심 놀라며, 연예인은 눈길을 끄는 아우라가 있다는 영어 선생님의 말이 떠올랐다. 우연히도 같은 곳에서 밥을 먹었다. 그냥 여행 출발 전 특별하고 여행을 설레게 해 준 하나의 사건. 인터넷을 찾아보니 '우아!'라더라. 이번 기회에 알게 됐다.해외가 오랜만이라 비행기만 봐도 설렜다.
13시간 40분 비행. 나중에 이모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전쟁 중이라 항로를 조금 돌아오기에 1시간 반 정도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한다. 탑승 전에 어마 무시하게 걱정되었던 것과는 달리 사실은 그렇게 압도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다. 학창 시절에도 하루에 13시간 넘어서 공부한 적이 없으니 13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앉아있는 건 처음이었는데, 엉덩이하고 허리가 무척 아팠다. 말하자면 위에서 누르는 것도 아니고 아래로 당기는 것도 아니라 상체에 2~30kg이 더해진 것 같은 불편함이 허리에 쏟아지는 느낌이었다.
자리는 날개 위가 흔들림이 적다고 해서 그리 했고, 밖이 보이는 창가가 좋을 것 같아 안쪽을 선택했지만 장거리 비행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악의 선택이지 않았나 싶다. 날개 위는 엔진 소리가 귀마개를 뚫고 들어와 영화조차 보기 어려울 정도였고, 창가 자리는 화장실을 가려면 두 명에게 양해를 구해야 했다. 게다가 이코노미는 생각보다 좁아 미안함은 배가 되었다. 그 긴 시간 동안 화장실을 두 번 갔고, 혹여 화장실이 가고 싶어 질까 커피에 차를 꾹꾹 참았다는 안타까운 이야기. 장거리 비행에서는 무조건 엔진과 멀고 복도와 가까운 자리에 앉도록 하자. 그럼 승무원분들께 서비스를 부탁하기도 쉽다.어느덧 프랑스 상공. 논밭은 아닐테고 농경지인 듯 싶은데 녹색인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들이 섞여 있어 뭔지 궁금했다. 아울러 산으로 뒤덥힌 한국과 달리 끝없이 넓게 펼쳐진 평야가 바다처럼 느껴져 신기했다.
프랑스 입국 절차가 복잡할까 걱정했지만 예상과 달리 말 한마디 없이 통과했고 거의 3년 만에 이모를 만났다. 이모 집이 있는 파리에 가고자 지하철을 탔는데 너무 아름다운 도시라는 게 느껴졌다. 다채롭고 생기 넘치며 하나하나 개성이 넘쳤다. 한국에서만 지냈더라면 평생 몰랐을 그런 아름다움과 감탄이 있는 나라였다. 대학교 근처에서 학생들은 활기를 띠고 있었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제각각만의 개성이 있는 게 놀라웠다. 같은 옷, 스타일 심지어 비슷한 안경을 보지 못했다. '요즘 이런 스타일이 잘나가요~' 라며 제품을 소개하는 일이 전혀 없을 것 같은 나라.출국 전에는 긴가민가 별 감흥이 없었지만 도착하고 나서 오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과, 왜 유럽을 가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안 왔더라면, 늦게 왔더라면 너무 후회할게 분명했다. 너무나 색다른 경험과 아름다움과 감탄이 있었고, 영어 한마디 못하는 내가 무작정 아무 계획 없더라도 출국 비행기를 한 달 늦춰 더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샘솟았다.
아름다움과 생기가 넘치는 도시. 하루빨리 더 살펴보고 싶다.
이제 보니 사진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남는 건 사진이라던데 내일부터 열심히 찍어야지.'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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