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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 민음사] 직소(直訴), 줄거리와 서평서평 2022. 10. 20. 15:49
녀석은 정말 나쁜 놈입니다. 못된 녀석입니다. 빌어먹을.
그분은 지금 게델론의 시냇물 건너편 겟세마네 언덕에 있습니다.
다자이는 마태복음을 외울 정도로 성경을 정말 많이 읽었다고 해서 뜻밖이었다. 물론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는 말에 종교적인 어떠한 의미를 품고 있다기보다 성경 속 텍스트에 집중했으리라 생각하는데 뭐든간 성경을 그렇게 읽었던 사람이 자살을 꿈꾸고 그와 관련된 글을 써냈던 것이 뜻밖이었다는 것이다.
'직소'는 마치 내 앞에서 갸롯 유다가 앞에 엎드려 말하고 있는 듯한 강력한 몰입감을 준다. 누가 들어도 거짓 하나 보태지 않았다는 진실함. 역겨울 정도로 솔직한 그의 대사들이 한편으로는 납득 가고 이해 간다는 사실이 나의 양심을 노골적으로 간질이고 성찰하게 만들었다.
대사 하나하나에 공감하지 않더라도, 나라도 그와 같은 위치와 장소에 있었더라면 한번쯤을 해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종교적 정체성을 떠나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인간 내면의 악함과 연약함, 외면의 가식과 허위성을 노골적으로 제시해주어 성 잘하도록 해주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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