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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유럽여행] 런던에 녹아들기 | 버로우 마켓, 캠든 마켓, 에비로드일상 2023. 2. 26. 13:55
0. 버로우 마켓
지난밤 영국에 여행을 왔던 형과 저녁을 함께 하며 다음 날 일정을 같이 하기로 했다. 안 그래도 뭘 해야 할지 몰랐던 우리에게 형의 일정은 반가울 따름이었다.
버로우 마켓으로 가는길. 아침 일직 일어나 버로우 마켓으로 향했다. 더 샤드 인근의 고가도로 아래에 있는 시장인데 여느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그런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치즈, 해산물, 빵, 각종 향신료를 노상에서 판매하는데 가져갈 수 만 있다면 몇 개를 챙겨서 가족들에게 맛보여주고 싶었다(진공 밀폐되지 않은 치즈는 비행기 반입 불가이기 때문에).
또 먹거리들도 합리적인 가격의 다양한 먹거리들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해결할까 고민하다 조금 이른 것 같은 시간에 다음 시장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1. 쇼디치와 노팅힐을 섞은 듯한, 캠든 마켓
다음으로는 북쪽으로 한참을 올라가 캠든 마켓에 방문했다. 버로우 마켓처럼 노상에서 각종 식료품을 팔겠거니 기대하고 갔더니 그보다는 잡다한 소품들과 기념품들이 주를 이루는 관광지 비슷한 느낌이었다. 꼭 쇼디치와 노팅힐을 반반씩 섞어둔 듯 했다.
알록달록한 그래피티와 건물들은 키치한 분위기를 풍기며 젊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듯했다. 거리 곳곳에서 보이는 색감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 아주 인상적이었다. 여기서 독특하게 생긴 패션솝에 들어갔는데 옛날 클럽을 개조해서 만든 듯 번쩍거리고 탁한 공기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던 기억이 난다.
캠든 마켓 안쪽에는 버로우마켓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많은 종류의 음식들을 팔아서 그곳에서 식사를 해결했다 닭튀김 덮밥(?) 비슷한 걸 먹었는데 역시 밖에서 먹어서 그런지 무척 맛있었다.
2. 횡단보도 그 자체, 에비로드
식사를 해결하고는 그 유명한 비틀즈의 신호등, 에비로드에 도착했다. 잠깐 내가 거리를 헷갈리는 바람에 30분가량 걷기는 했는데 그렇게 기대한 끝에 마주한 거리는... 그냥 신호등이었다. 플라세보 효과랄 것도 없이 그냥 신호등이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사진을 어찌나 열심히 찍던지.
자동차들은 통행에 방해가 되어 화가 날 법도 할텐데 그러지 않고 인내심 있게 기다려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 혼자만 괜히 운전자들 눈치를 열심히 보며 불편한 마음으로 있다가 온 것만 같았다.
바로 옆에는 기념품 샵이 있어서 동생 선물을 하나 샀다. 퍼즐을 샀는데 사고나서보니 한국 쿠팡에도 팔았다는 사실... 그래도 어디서 샀냐는 게 중요하니까 썩 마음에 들었다.
3. 셜록홈즈 박물관
끝으로 베이커 스트리트에 있는 셜록홈스 박물관을 찾았다. 입장권을 따로 구해야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굳이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고 그냥 옆에 있는 스토어에서만 구경했다.
직원분들이 고풍적인 메이드 복장을 하고 계시고 내부는 그에 맞게 꾸며져 있어 충분히 셜록홈스를 머릿속으로 그려볼 수 있었다. 또 이렇게 한번 유명한 곳을 밟아보며 나중에 아쉬움이 없게끔 하는 하루를 보냈다.
4.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피자.
아참, 끝으로 호스트 아저씨께서 추천해주신 피자집에서 저녁을 해결했는데 정말 23년 인생 가장 맛있던 피자였다. 피자가 이렇게까지 맛있을수가 있었나? 싶은. 피자가 이렇게까지 맛있어도 되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한 입을 베어 물었을 때 전구에 불이 들어오듯 퍼뜩 눈이 떠지는 그런 맛이었다.
다음에 영국에 온다면 아무리 멀더라도 이곳을 다시 찾으리라 다짐하게 되는 그런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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