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
[윌리엄 포크너 | 민음사]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줄거리와 서평서평 2022. 10. 14. 10:35
등장인물 앤스 : 번드런가의 가장이자 애디의 남편 “그러나 어쨌든, 난 새 틀니를 해 넣을 수가 있겠지. 그것이 그래도 위안이 된다. 정말로”127p 앤스가 어떤 인물인지 단번에 보여주는 구절이라고 생각한다. 아내가 죽고 어린 자녀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와중에도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말겠다는 욕구, 자신만 생각하는 극도로 이기적인 인간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애디 :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의 ‘나’. 젊은날 교사로 있었고 앤스와 결혼한다. 몸져누웠지만 엔스가 의사를 부르려 하지 않고-피바디 의사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앤스가 비용 때문에 진료를 받도록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그 배후에는 의치를 하기 위한 그의 욕심도 작용했을 터이다)-앓다가 초반부에 죽고 만다. 캐시 : 맏아들. 어머니가 몸져누워있..
-
[F.스콧 피츠제럴드 | 펭귄 클레식] 분류되지 않은 걸작 줄거리와 서평서평 2022. 10. 9. 21:20
행복이 남은 자리 요약 : 록센과 제프리는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린다. 제프리에게는 친한 친구 해리가 있었고, 그들의 집에 종종 놀러 와 함께 하곤 했다. 어느 날 록센이 쿠키를 만들어 그들에게 주는데 도저히 먹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들은, 제프리는 버리지 못하고 못으로 쿠키를 벽에다가 박아버린다. 평화로운 나날들이 지나고 제프리는 병에 걸려 침대에서밖에 생활하지 못하게 된다. 한편 해리의 부인은 해리와의 부부 생활에 넌더리가 나 집을 떠나게 되었다. 병든 제프리를 간호하는 록센을 해리는 종종 방문했고, 지칠 대로 지쳤던 해리는 문득 벽에 박혀있던 오래전에 박아둔 쿠키를 모두 집어삼킨다. 제프리가 죽고, 시간이 더 지나고 서로를 연민의 눈길로 주고받으며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358p 사람들이 모..
-
허클베리 핀의 모험 | 마크 트웨인서평 2022. 10. 3. 09:49
지옥을 선택할 용기에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사회에서 적지 않은 반발을 샀다는 데에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나에게 아이가 있었다면 읽히기를 꺼렸을 정도로 헉의 행동은 무법적이었기 때문인데, 헉이 거의 고아나 다름없는 삶을 살아오며 숙달된 생존 기법이었다는 점에서 그의 조질은 어느정도 정상참작된다. 오히려 그의 악한 모습은 독백과 사색의 내용과 대립되어 선한 부분을 강조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이하 언급한 부분이다. “좋아, 난 지옥으로 가겠어” “그것은 끔찍스러운 생각이었고 무서운 말이었지만 벌써 입 밖으로 내뱉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내뱉은 말을 취소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었지요” 이러한 헉의 절규는 문명 사회가 부여..
-
그림자를 판 사나이 |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서평 2022. 10. 1. 23:22
친구여 자네가 만약 사람들 가운데 살고 싶다면, 부디 사람들에게 무엇보다도 그림자를 중시하고 그 다음에 돈을 중시하라고 가르쳐주게나. 물론 자네가 단지 자기 자신, 그리고 더 나은 자신과 함께 살고 싶다면, 자네에게는 그 어떤 충고도 필요 없겠지만 읽게 된 이유 김영하 작가님의 『여행의 이유』라는 책에서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그림자를 판 사나이』를 읽지 않은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라는 구절을 읽고서 즉시 읽어야 할 책 목록에 추가했다(약간의 모멸감을 느끼며, 작가는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베니스의 상인』을 처음 읽었을 때의 그 기분, 문학에 대한 무관심이자 무지함을 방지하고자 하는 마음이 작용했던 것 같다. 예술동화 『피터 슐레밀』 149p 이야기 전체는 낭만주의가 추구했던 인위적으로 창작된 예..
-
암흑의 핵심 | 조셉 콘래드[Joseph Conrad]서평 2022. 9. 30. 09:32
문명 사회에서의 안온한 삶을 거부하고 삶의 궁극적 의미를 찾아 겁 없이 나설 수 있었던 인간에게만 허용될 수 있는 귀중한 모험이었다. 안온한 삶은 그것을 탐닉하는 사람들에게 좀처럼 자기 성찰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 아래 내용은 『암흑의 핵심_민음사』에 함게 실린 해설을 요약한 것입니다. 이 작품이 소설 문학 본연의 허구적 속성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는 자서전적 성격을 띄고 있다는 것이다. … 『암흑의 핵심』에서 작가 콘래드는 말로라는 이야기꾼의 입을 빌려 자기 자신의 체험담(콘래드는 실제로 1890년에 아프리카 콩고 강에서 기선의 선장으로 있었다)을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있는 셈이라고 생각해도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 … 『암흑의 핵심』이 다른 많은 콘래드의 작품처럼 이되 물론 순수한 자서..
-
테드, 미래를 보는 눈 | 테드(TED)가 들려주는 미래의 풍경서평 2022. 9. 29. 18:30
"논리는 당신을 A에서 B로 인도하지만 상상력은 당신을 어디로든지 인도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ein) ‘미디어(대체로 유튜브)는 읽어서 1분이면 알 수 있는 사실을 10분에 걸쳐서 알려준다’는 인터넷에서 떠도는 말이 인상 깊어서 기억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말이 떠올랐다. 무려 50개에 달하는 강의들을 책 한권에, 이틀에 걸쳐셔 보았으니 말이다. 물론 테드는 영상으로 보아도 배울 것들이 분명히 있다. 하여튼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근래에 계속 고전 문학만 읽다 갑자기 정보와 지식이 담긴 책을 읽어서 그런지 여태 많이 들지 않았던 생각-책을 많이 읽어라-에 강하게 공감되었다. 한편 한편 그 분야의 전문가가 다듬고 준비한 강의인 만큼 나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었다. 그러면서..
-
채식주의자 | 한강 연작소설서평 2022. 9. 28. 10:13
"영혜는 채식(비폭력)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육식(폭력)을 피한 것이다. 안 먹는 것에는 스스로의 의지와 힘이 작용하지만, 못 먹는 것은 내면의 힘이 아닌 외부의 힘이 작용한다." 책 한 권 분량의 시 같았다. 달리 말해 읽는 내내 독서에 필요한 이해 그 이상을 필요로 했다. 처음에는 천천히 음미하며 필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려 시도했지만 결국 내가 읽은 책은 오컬트하고 때론 그로테스크까지 한 소설책에 그치고 말았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해설이 간절했던 것 같다. 몇 가지 도움을 받았던 해설-책이 난해했던 만큼 다양한 해설이 있었기에 필자와 같이 신빙성이 있거나 내가 동의·공감할 수 있었던 해설-에 따르면 주인공 영혜는 삶을 저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인간의 폭력을 거부하고 싶은 인물로 그려졌다고 한다. 어려..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서평 2022. 9. 27. 21:53
인간에게 가벼움과 무거움의 존재는 동전의 양면보다 가까워 결국 공존한다는 한 줄 평가를 남기고 싶다. 인간과 그 역사는 무거울 수만은 없는, 다시 말해 가벼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해설을 접하기 전에는 이 책이 무엇에 대해 말하고 있는지 갈피를 잡기 어려웠다. 몇 해설을 접한 뒤에 나는 이 책이 철학, 인간의 존재, 역사(역사적 사실 따위를 넘어서 그 시간 속에서 사람들의 작용과 그에 대한 의미들), 사랑 등에 대해 다루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책을 전부 읽기 전에 해설을 먼저 접하는 것을 어쩌면 내 시야를 해설에서 제시한 몇 가지 대상에 국한시켜 나의 시각이 아닌 오롯이 해설자의 시각으로 책을 읽게 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처럼 갈피조차 쉽게 잡을 수 없는 책에 대해서는 그나마 몇 가지 대상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