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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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 | 고도의 문명화된 사회와 원시적 본능간의 벗어날 수 없는 굴레서평 2022. 8. 28. 20:49
1. 줄거리 미래전쟁에서 원자탄의 세례를 받게 된 영국으로부터 6~12세의 소년들이 무인도에 불시착하게 된다. 소라를 발견한 랠프와 새끼돼지를 중심으로 봉화를 올려 구조요청을 보내거나, 소라를 이용해 회의를 소집하는 등 그들은 합리적·민주적·도덕적·이상적으로 구조를 기다리는 듯 싶었지만 성가대원의 대장 잭 메리듀와 이제는 사냥부대가 되어버린 성가대원들은 사냥에 빠져 봉화의 필요성을 서서히 잊게 된다. 정체불명의 괴물의 등장과 함께–실은 낙하산에 묶인 부패하던 조종사였던-랠프와 잭은 서로 대립하게 되고, 급기야 사이면·새끼돼지를 죽인 야만인 패거리들이 랠프마저 사로잡고자 뒤쫓던 중 해군에게 구출된다. 2. 인물과 상징들 랠프는 이성과 상식을 잃지 않으려는 인간의 상징이다. 그는 소라로 아이들을 불러모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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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순수하고 연약한 마음과 과격한 상상력이 얼마나 파괴적인가서평 2022. 8. 24. 12:18
1. 줄거리 크게 1, 2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자기 몫의 유산을 받으러 온 마을에서 베르테르는 로테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에게 약혼자 알베르트가 있음을 알게된다. 2부에서 그는 로테와 자신을 위해 그곳을 떠나 하급 공무원으로 취직하지만 갖은 수모를 당하고 돌아와 로테와 제한된 사랑을 나누다 끝내 알베르트의 권총을 빌려 자살한다. 2. 느낀 점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소설이라기보다 시에 가까운 작품이었던 것 같다. 여태 봐온 많은 소설들은 사건과 구체적인 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그 안에서 인물의 감정을 투영해냈다면 괴테의 글은 인물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어 풍부하고도 미세한 표현으로 독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베르테르의 자살은 작품의 심장과도 같다. 섬세하고 정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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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 7명의 위인이 들려주는 지혜서평 2022. 8. 18. 22:51
0. 줄거리와 간단한 소감 마흔 여섯의 데이비드 폰더는 하루아침에 경쟁사의 인수로 23년동안 근속한 직장을 잃게된다. 설상가상으로 딸의 병세는 나빠지기만 하고, 벌이 없이 병원비를 충당하고자 20년 넘게 지낸 집과 차를 팔게된다. 자신보다 한참 어린 사람에게 다 부서진 차를 사야하는가 하면, 철물점에서 잔업을 돕는 일을 구하지만 그 일자리조차 잃게 되고, 하루빨리 수술을 받아야 하는 딸을 두고 비용적인 문제로 아내와 다투게 된다. 이런 절망스러운 상황에 대한 분을 이기지 못한 폰더는 고속도로에서 과속을 하게 되고 그만 사고로 정신을 잃게 된다. 정신을 잃은 사이 그는 트루먼, 솔로몬, 채임벌린, 콜럼버스, 안네, 링컨, 가브리엘 7명의 위인을 만나고 각각의 지혜를 얻는다. 미래에 성공한 자신을 확인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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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 세상의 역사가 신의 손에 쓰여지고 있음을 깨닫고서서평 2022. 7. 25. 12:47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게 이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연금술사」 47p 1. 산티아고는 신학도가 되었으면 하는 부모의 바람과 달리 양치기 일을 하며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어한다. 어느 날 그는 피라미드에서 보물을 발견하는 꿈을 꾸게되고, 이를 시작으로 꿈풀이 노파, 살렘의 왕, 아프리카와 그곳에서 만난 도둑, 크리스탈가게에서 직원으로 일한 것, 사막을 건넌 일, 영국인 연금술사와 낙타지기와의 만남, 오아시스와 전쟁 예측, 또다른 연금술사와의 만남, 군인들에게 사로잡힌 일 끝내 피라미드에 도착하지만 결국 보물이 고향의 자신이 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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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 치우친 정체성 굴레에서 벗어나기서평 2022. 7. 22. 16:00
"스스로를 매일 쿨다운 시키며 경향 속으로 밀어 넣지는 않았는지, 치우친 경향으로 잃어버린 정체성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문학적으로 표현한 소설" 1. 치대 동료와 함께 개인 치과를 운영하는 남편과 초등학교 아이를 둔 30살 주부가 어느 날부터 잠을 자지 못한다. 책에서 잠은 삶에서 한쪽으로 치우친 경향을 중화시키는 행위로, 잠을 잃은 그녀는 주부라는 정체성에 치우친 삶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자신을 찾아나간다. 2. 책에서 잠은 치우친 삶의 경향을 원상태로 되돌려 놓는 역할을 한다. 침대에 누워 자기 전 하루를 돌아보면서 내일은 오늘과 다른 하루를 보내겠다며 다짐하다가도, 아침에 일어나면 잊고 어제와 다를 바 없는 하루를 시작하지 않는가. 이런 ‘잠’은 잘못된 정체성으로 치우친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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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존재 | 사랑의 크기를 어렴풋하게 가늠하게 해준,서평 2022. 7. 22. 01:16
1. 저자 이석원씨는 스스럼 없이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한다. 평범할 수도 있는 인생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이 훌륭한 이유는, 독자들에게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혹은 손가락질 당할 수도 있는 감히 꺼내기조차 어려운 부끄러운 이야기를 그대로 드러내 놓는다는 것이다. 그의 용기가 나에게는 많은 감동과 배움을 주었다. 2. 처음에는 ‘뭐 이런 책이 다 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저자가 철이 없고 어리다고 느끼기도 했다. 어떨 땐 읽기가 불편할 정도로, 저자가 싫어지기까지도 했다. 그러나 점차 읽어나가다 보니 글쓴이와 내가 닮은 부분이 한둘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글쓴이를 혐오하는 줄 알았는데 혐오하던 건 나의 깊은 속 원초적이고 꾸밈없는, 포장지 너머의 나였음을 막바지에 알게 되었다. 부끄러웠고,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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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 논리보다 느낌과 직감이 존중 받아야 한다.서평 2022. 6. 27. 14:24
아인슈타인은 이를 다음처럼 설명했다. “직감과 직관, 사고 내부에서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심상이 먼저 나타난다. 말이나 숫자는 이것의 표현 수단에 불과하다” 「생각의 탄생」 25p 1. 음악, 그림, 춤, 글 처럼 창작을 하기 전에 먼저 영감을 받는다. 영감은 구체적인 텍스트나 물질세계의 형상이 아니다. 창작물을 영감과 동일시 하는 오류를 범하고는 하는데, 창작은 인간의 내면에서 받은 영감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므로 온전한 영감 그 자체라고 할 수는 없다. 내면에 떠오른 이미지, 느낌, 온도, 감촉, 감정 등을 외부로 표출해 인간들끼리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하고자 만들어진 도구가 창작 즉 글, 노래, 그림, 춤이다. 초등학교 때 본 에베레스트의 형상이 마음속에 남아있다. 서늘한 냉기, 희박한 산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