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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신 | 당신이 옳다] 진정한 위로와 공감의 방법에 대해서.서평 2022. 10. 26. 09:31
두 번째 읽으며 그동안의 내 언행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아마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의 달인이자 감정과 기분보다 논리와 정당성을 우선시하는 딱딱한 인간이지 않았나 싶다. 몇몇 사람과 상황을 떠올리며 "그때 내가 이렇게 말하고 이렇게 반응했다면" 싶은 후회도 들었다.
차가워진 사회에 물들어버린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인간다운 대화와 치유를 하는 방법을 상세히 알려준 책이다. 정기적으로 꾸준히 반복해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 공감하기
공감이 소통, 치유, 용서와 사과 등 따뜻한 인간관계의 시작이다. 6살 아이의 유치원 생활에 대해 깊이 묻고 힘들었던 것을 공감하는 것만으로 그 아이의 입에서 "자유"라는 말을 나오게 했다.
"공감을 잘한다는 것은 상대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상태까지 가야 하는 것인가. 아니다. 공감은 똑같이 느끼는 상태가 아니라 상대가 가지는 감정이나 느낌이 그럴 수 있겠다고 기꺼이 수용되고 이해되는 상태다-268p"
2. 공감될때까지 물어보기
"잘 모르면 우선 찬찬히 물어야 한다. 내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시작되는 과정이 공감이다-127p"
"납득할 수 없으니까 물어봐야 한다-168p"
"잘 모를 때는 아는 척 끄덕끄덕하지 말고 더 물어야 한다. 이해되지 않는 걸 수용하고 공감하려 애쓰는 건 공감에 대한 강박이지 공감이 아니다. 에너지 소모만 엄청나다. 그렇게 계속 버티기는 어렵다. 본인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무슨 수로 공감하나-264p"
그 상황속에서 어떤 기분이었고 감정이었는지, 어떻게 하고싶었는지, 그래서 지금은 어떤지 깊이 물어봐야 한다.. 알아야지 공감할 수 있다. 수없이 많은 질문을 통해서 감정과 기분을 수용하여 공감할 수 있게 된다..
3.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은 공감이 아니다
'충조평판'은 토론할 때에나 필요한 것이다. 상대방의 감정과 상태를 공유하는 것이 기본이다.
4. 감정을 통해 존재에 접근하기
"문이 '존재 자체'라면 문고리는 '존재의 감정이나 느낌'이다. 존재의 '감정이나 느낌'에 정확하게 눈을 포개고 공감할 때 사람의 속마음은 결정적으로 열린다. 공감은 그 문고리를 돌리는 힘이다-173p"
감정은 부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이의 상태를 파악할 때 그 사람이 겪은 구체적인 상황과 환경을 먼저 묻고 이성적으로 파악하려고 했다. 이것은 아예 다른 표적을 겨냥한 셈이었다. 그이의 이야기를 들어줄 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이의 존재 자체이다. 그래서 그 상황이 어땠는지가 아니라 그때의 기분과 감정이 어땠고 지금은 어떤 생각이 드는지 물어봐야 한다..
상황과 환경을 파악하는 방법은 충조평판이라는 엉뚱한 길로 나를 인도했다. 존재 자체에 들어서고 집중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고귀한(더 이상( 부수적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감정과 기분을 먼저 물어야 한다..
5. 집단 정체성이 아닌 개별적 존재로 인식하기
명문대, 부자뿐만 아니라 노인, 태극기 집회 등 어떤 부류 간에 집단 정체성으로 개별적 존재를 판단하려 들어서는 안된다. 그 사람도 나와 같이 수없이 많은 생각과 고민과 경험을 품고 있는 한 존재이다.
6. 개별적 존재로 존중하기
상대방의 일을 대신 생각하고, 걱정해줄 필요가 없다(충조평판( 금지). 나보다도 훨씬 더 많은 시간을 걱정했을 테니까. 그에게 필요한 것은 함께 걱정해주고, 공감해주는것이다.
7. 그러나 감정과 행위는 별개다
고달파서 악한 행위를 했을 때, 정상 참작해주어서는 안 된다.. 감정과 악한 행위는 별개이다.
8. 자기 보호가 가장 먼저다
내가 치유자의 입장이라고 해서 환자의 무례함을 무릅쓸 필요는 없다. 공감 이전에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9. 편들어주기/ 논리와 정당성을 원하는 게 아니다
유치원에서 따돌림당하던 딸의 마음에 공감하고 문제의 5총사를(5 총사를(실제로 혼내지 않았지만 딸에게는 진짜 혼낸 것처럼 거짓말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답해줬다고 한다) 혼내주고 왔다고 이야기하니 딸이 울며 "엄마 난 자유야"라고 이야기했던 것을 기억하며.
반면 27살 딸이 너무 힘들 때 엄마에게 전화해서 "엄마 내가 사람을 죽이면 어떻게 할 거야?"라고?" 물었을 때 "어떡하긴, 감옥엘 가야지"라는 대답에 상처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기억하며.
누군가 고민을 이야기할 때 그들이 원하고 또 실제로 필요한 것은 심리적인 안정과 공감이지 논리와 정당성이 아니다. 감정이 어떤지 묻고 그럼에도 나는 네 편이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다.
"아이가 엄마에게 하는 말은 119 신고처럼 다급한 요청이다. 비상 요정에는 반응과 대처도 그에 준해야 한다. 비상 상황에서는 비상한 대처가 정상적이다. 비상 출동하는 119 구급차를 속도위반으로 딱지 끊지 않는 것과 같다-304p"
10. 사과는 확실하게
"부모인 내가 자식을 사랑했다고 해서 사랑이 아니라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아이가 느껴야 사랑이다. 사과도 마찬가지다. "난 사과했어"가 아니라 엄마인 내가 얼마나 미안해하고 가슴 아파하는지 아이가 느끼고 아이 마음에 스밀 때까지 해야 진짜 사과다. 제대로 못 알아듣는 것 같으면 붙들고 앉아서 다시 정확하게 사과해야 하다-2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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